여백의 시간.
느림의 연장선상에 비움이 있다. 빽빽한 스케줄에 느림을 적용하면 시간 중간 중간에 텅 빈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. 많은 이들은 이 비움 혹은 비워짐이 의미가 없거나 별 소용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 비움이야말로 또 다른 채움과 충만을 위한 결정적 배후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. 노자(老子)는 이렇게 말했다. 바퀴살 서른 개가 모두 한 개의 바퀴 중앙으로 모여 있다. 그러나 모인 자리가 비어 있어 그곳으로부터 수레의 쓰임이 생긴다. 흙으로 그릇을 만들되 그릇의 빈곳으로부터 그릇의 작용이 일어난다. 문과 창을 내어서 방을 만들지만 그 비어있는 곳이 방으로 사용된다 그러므로 있음을 이로움이라 하고 없음을 쓰임이라 하는 것이다 결국 꽉 찬 것이 그 존재의 의의를 가지기 위해서는 비움이 있어야 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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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0. 11. 10. 14:18